꿈, 꿈을 꾸었어요..

 꿈, 꿈을 꾸었습니다. 간만에 적색 경보를 느끼는 꿈을..

 늦은 오후인지, 아니면 새벽인지 분간할 수 없는 자주색의 빛이 세상에 가득 내린 때. 시기는 겨울. 그것도 12월~1월 사이로 보이는 정도. 여기서 나의 인상착이는 간단하다. 작업용 청바지와 겨울용 청색 점퍼를 입고, 머리에는 바니모자를, 목에는 손으로 직접 뜬 듯한 목도리를 쓰고는 한숨을 내쉬며 추위를 떨치기 위해 양손을 주머니에 깊이 넣은 채 길을 걷는.. 그냥 평범해 보이는 남자였다. 그런 그에게 시련이.. 다가오게 된다.

 어디론가 향하던 난 마침 '나를 알고 있는 40대의 어르신'을 만나 기분좋게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 어르신은 등장부터 이상했다. 품에 초록색 보자기로 둘러쌓인 뭔가를 조심스럽기 안는 것까진 뭐라 할 건아니였다. 다만 이 어르신은 이 추운날에도 식은땀을 흘리며 주위를 살펴 보는 것이 마치.. 무슨 범죄를 저지른 듯한 사람의 행색이였다. 그 어르신은 나를 보더니 굳은 얼굴로 억지로 웃으며 나에게 '이 물건을 전해주지 않겠나.' 라며 그 보자기를 나에게 넘겼다. 승락을 한 것은 아니였지만 그 어르신은 그 물건이 '도착해야 할 곳'을 일러주고는 바로 도망치듯이 사라져 버렸다. 영문을 알 수 없던 나는 받은 물건의 끈을 조심스래 풀어보았다. 그것은 어른 한 명이 안기에 딱 좋은 사이즈의 투명 원형으로 그 안에는..
"...피?" 라고 생각하기 딱 좋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마치 피와도 같은 색이였지만, 걸죽하면서도 젤리마냥 출렁 거리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었지만 그 이상으로..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것과 동시에 불길한 기분이 드는 그런 물건이였다. 

 이런 물건이다 보니 어디다 내팽겨칠 수 없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까. 나는 결국 이를 그 '어르신' 이 지정한 장소에 주기로 했다. 그 '곳'은 어느 약제 회사 건물이였던 건지 모르겠는데 정말로 엄청나게 거대했다. 살짝 올려본 정도로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면 말이다.. 그러나 그 백색으로 가득한 그 건물은.. 알게 모르게 거부감이 드는 곳이였다. 이 불쾌감 때문이라도 나는 얼른 이걸 두고 떠나기로 결심했다. ..뭐 철통 보안에 영 들여보내주질 않았던 지라 철장에 뚫은 개구멍으로 몰래 숨어 들어온 처지인지라 조심히 하지 않으면 목표 달성은 무리겠지.. 라고 쓰고 싶지만 막상 들어서고 나서보니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이 '물건'이 있어야 할 장소에 다가갈 수록 사람은 커녕 감시카메라 하나도 없었다.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직업상이라고 할까. 잠복에 너무 익숙한 나였다. 그렇게 나는 그렇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
..
...
....
.....

 '이 지하는 대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거지?' 얼추 20분은 내리 걸은 듯한 기분이였다. 그리고 아직도 내려가는 길은 계속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혹시 몰라 드문드문 층계마다 있는 문을 열어도 보았지만 그 곳은 용도를 알 수 없는 전등조차 설치되지 않은 그런 방들 뿐이였다. 그저 녹색으로 칠해진 벽면과 하얀색 계단, 그리고.. 어디 각 층계마다 달려 있는 작은 전등. 이 것뿐인 지하. 나는 이제 고민되기 시작되었다. '여기까지 오면 이젠 그 사람에게 닿지 않을까' 라는 안이한 생각에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물건. 주인되는 자가 아닌 타인이 보게된다면 분명 뭔 일이 벌어질거야' 하는 묘한 불안감에 나는 망설이면서도 계속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하 30층을 좀 지났을 즈음이였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보다 좀 더 아래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세 명 정도의 인원이 위로 올라오는 것이였다. 피해야 했다. 이 의미는 발견되면 '쫒겨난다.' 라는 그런 것이 아니였다. '먹힌다.' 라는 것이 머리를 지배하고, 몸의 척추에서부터 경계하라고 명령하고 있던 것이다. 이런 기분은 너무나도 오랜만이였지만 이건 필살(必殺)이다. 피하지 않으면 절대로 죽는다. 저 아래에서 올라오는 저 세 명 중 한 명 중에게서 말이다. 마침 내가 서있던 층계에는 그 용도를 알 수 없는 검은 방의 문이 열려 있었기에 주의하며 몸을 숨겼다. ...그런데 그 곳에는 단발의 20대의 여성이 있었는데 검은 슈트가 참으로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아니 이 시츄에 대체 무슨[..] 이유는 나중이였다. 일단 숨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이윽고 '그 들' 은 문 앞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그 들의 대화를 옅들을 수 있었는데.. 거기에는 10대 정도로 보이는 여아의 목소리가 겸해 있었다. 

여아 : "아- 역시 배고파. '그 건' 아직이야?"
30대 정도의 남성 A :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투정 부릴 나이는 지나지 아니하셨습니까."
30대 정도의 남성 B : "곧 도착할 예정이니 기다려주십시오"
여아 : "아아- 알았어 알았다고"

 ...그 물건이라는 게 설마 이건 아니겠지라는 간절함이 뭍어나오는 바랄 때 갑자기 문이 거칠게 열렸다. 그들은 여기에 들어와서 뭔가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는데 이 때의 나는 너무 긴장해 버려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척을 죽이고 되도록이면 눈을 맞추지 않게 말이다. ...그러다 딱 한 번 녀석들을 보게 되었는데 하얀 민스커트를 입은 금발에 붉은 눈을 한 투박해보이는 여아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얼굴을 한 남자 두 명이 흰 가운을 입고는 패밀리어마냥 뒤에 쫄랭 쫄랭 따라다니고 있는 걸 말이다. 다행히 녀석들은 우리가 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한 채 밖으로 나가 다시 위로 올라가고 시작했고, 나는 그 발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물건' 을 녀석들이 들어온 그 문 앞에다 두고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일은 더 이상 격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직하다며 고개를 절래이며 고시원.. 비스무래한 곳에 들어섰다. 아니 이미지 자체는 중산층보다는.. 그 아래, 즉 중국에서 쉽게 보는 다중아파트라고 할까.. 이 말이 아닌 건 알지만 뭐 그리 이해해 주시길[..] 그 층 주민으로는 남매가 같이 사는 걸로 보이는 호, 60대 어르신 홀로 사시는 호, 그리고 내가 머무는 호 이렇게 해서 3명이 살고 있었다. 서로들 얼굴을 마주보고 사는 처지인지라 다들 친하게 지내면서 가끔씩 여동생을 봐주는 그런 사이.
 방에 들어서기 직전, 나를 부르기에 고개를 돌렸더니 어르신과 이제 막 중딩이 되는 듯한 여동생 씨[..] 가 나에게 반찬을 주면서 '좀 많이 사버려서 나눠드리고 있었어요.' 라는 것이 아닌가.. 아.. 이런 여동생 주세요[..] 어르신과 나는 행복한 얼굴을 하며 착하다~착하다를 시전 중[..] 그러던 와중, 누군가가 엘레베이터 앞에 놓인 박스를 격하게 차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어르신과 여동생 씨를 뒤로 물러서게 했는데.. 거기에는 아까 그 녀석들이 있었다. 다행히 아까와는 달리 그.. '잡아먹는다' 라는 오라를 뿜지 않는 것 같지만 이미 '그걸' 격은 나로서는 이 둘에게 이 녀석들을 보여줄 수 없었다. 보면 평생 트라우마가 되버릴꺼야 분명[..] 은 그냥 개인적인 생각. 실제론 식은땀을 질질 흘리며 겨우 마주보는 것이 전부였다. 녀석들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여아 : "뭐야-! 여기에는 없잖아! 여기가 맞긴 한거야!?"
A : "여기에 있는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B : "좀 더 찾아보기로 하죠"
여아 : "칫-!!" 

 여아는 혀를 차며 엘레베이터로 다시 되돌아갔고, 깊은 한숨을 내쉰 나는 '자자 이제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라고 말하며 다들 돌려보내고, 나도 겨우 찾은 안식을 만끽하며 집에 들어가 문을 막 닫을 때- 그 여아가 돌아왔다. 그리고 어르신은 여동생 댁에 잊은 물건이라도 있던건지 느린 걸음으로 돌아가던 중이였다. 어르신은 내가 가렸기 때문에 이 녀석을 보지 못했고, 누군지 모른다. 그저 늦은 밤에 왠 아이가 길을 헤메 여기까지 온 줄 알고 달래려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모님은 어디에 계시니?' 라고 상냥하게 물어보았다만.. 녀석은 이미 아까와 같은 오라를 거칠게 풀고 있었다. 여아는 사냥자의 얼굴로 웃으며-

"더 이상 참는 게 귀찮아졌어☆"

 라는 말과 함께 팔을 뻗자, 검은 안개가 펼쳐지더니 그 안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짐승 같은 것이.. 어르신을 말 그대로 삼켜먹었다. 그리곤 음미라도 하는 것인지 뼈를 씹는 소리가 복도를 울리며.. 여아는 기쁜듯이 웃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바라보는 것과 겨우.. 있는 힘을 짜내 문을 닫는 게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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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잡아먹히는 줄 알았던 꿈이였습니다. 깨서까지 이리도 등골이 찌릿하고 오는 경우는 드물거든요[..] 그저나 간만의 꿈포는.. 2시간 잡아먹는군요[..] 게다가 마우스가 고장났[..]

 먼저 그 원통을 가지고 있던 어르신에 대해 말을 해보자면.. 머리 속으로는 야채장수 아저씨라고 입력이 되있었지만 그 행색은 마치 쫒기고 있다는 인상. 결국 감당할 수 없어서 나에게 맡긴 것으로 해석. 그 물건은 피와도 같아 보였지만 묘하게 젤리와도 같았던 그런 물건.

 그 뒤 나는 한 제약회사로 보이는 건물 지하로 진입하던 중 녀석들을 만났는데.. 이게.. 사람의 느낌이 아니였습니다. 단순히 말만 오가는데도 온 몸을 구속하는 듯한 압박감은 진짜 보기드문 현상. 진짜 1년에 꿀까 말까한 현상입니다; 겨우 피했지만 여기에는 왠 여성을 포함해 두 명이 더 있었지만 알아 볼 수 없었던 지라 여성만 포인트. 이 후 몇 마디 말을 나눴던 것 같지만.. 기억나진 않네요.

 이 뒤 전 집에 돌아오지만 녀석들이 뒤 따라 옵니다. 찾는 건 그 야채장수였던 모양. 일이 없으니 돌아가려했던 모양이지만 그 여아는 식욕을 참는 걸 포기하고 어르신을 잘 먹겠습니다 한 상황. 글로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그대로 가위가 눌려서 말입니다. 그걸 내내 지켜보고 말았는데.. 허리에서 부터 쏴악하고[..] 암튼 이런 꿈은 재밌긴 하지만서도 견디기 힘든 꿈입니다[..]

by 세오린 | 2012/01/01 00:32 | 꿈◀ | 트랙백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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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화려한불곰 at 2012/01/01 00:36
크헝 왠지 오랜만에 보는 세오린님의 꿈을 꾸었어요 코너!!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1 00:54
근데 아직 더 있는데 쓰다보니 12시가 넘어서 안 썻다는 게 포인트 <
Commented by NHK에 at 2012/01/01 01:05
새해에는 이런 빡센 꿈 대신 돼지꿈 꾸시길 ㅋㅋ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2 00:21
실제로 꾼 적도 있지만.. 꿈이였을 뿐이였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TYPESUN at 2012/01/01 01:23
...전 왜 최근 꾸는 꿈마다 정말정말정말 친한사람들이 배신하는 꿈을 꿔요...ㅜㅜ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2 00:22
꿈은 반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ㅋ
깊히 신경쓰지 않으시는 편이 ㅠ
Commented by 염원 at 2012/01/01 01:28
전 요새....

왜 자꾸 공포 꿈만 꿀까요 ㅠㅠ?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2 00:23
...꿈이라는 게 가끔 심리가 반영되는 경우가 있어서 말입니다.
혹시 무의식 중에 궁지에 몰린다던가 답답한 일이 있으신게 아닐까하고.. 조심스래 걱정해봅니다 ㅠ
Commented by 하늘색토끼 at 2012/01/01 01:34
새해에는 돼지꿈꾸시길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2 00:23
Come Back Pig Dream!!
Commented by 코로시야 at 2012/01/01 03:24
다음엔 좋은꿈을..
여튼 해피 뉴 이어!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2 00:23
다음엔 부디 말이죠 ㅋ
좋은 해입니다! 해피 뉴 이어!
Commented by 콜드 at 2012/01/01 04:47
세오린 님은 좋은 단백질원이였습니다(도망!)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2 00:24
아직 먹히지 않았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아즈마 at 2012/01/01 15:12
여전히(음?) 무시무시한 쿰입니다아...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2 00:24
아아.. 하지만 필력이 문제로군요. 찬찬히 읽어보면 그 느낌이 살지 않아요 ㅠㅠ
Commented by 이탈리아 종마 at 2012/01/03 17:01
글 잘 읽고 갑니다

진짜 꿈이면 무섭겠네요 제 동생도 몇일 전에 낮잠자다 잠꼬대하는 거 보고 조금 식겁했거든요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4 00:39
꿈에서 기억나는대로 휘갈겨 적은거라 모자란 부분은 그냥 이해를.. ㅠ
뭐 저도 예전에 사촌 동생이랑 같이 자본 적 있는데.. 자면서 무영각 맞는다는 기분이랄까요[..]
Commented by 울트라김군 at 2012/01/06 20:06
전 자꾸 과거로 가는 꿈을 꾸는데...조금씩 내용이 변해서..무섭습니다[...]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6 20:59
어떤식으로 바뀌시는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울트라김군 at 2012/01/06 21:32
수학여행을 가는 꿈을 꾸면 구성원(그 당시 학우들)은 똑같은데
가는 장소가 외계라던지..그렇습니다[...]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8 01:43
포, 폴드 아웃 해버렷!!
Commented by TYPESUN at 2012/01/07 20:06
정말 농담이 아니라 잘 모아두셨다가 구성을 잘 짜셔서 소설한번 내보심이...
Commented by 세오린 at 2012/01/08 01:40
에이에이~ 꾸는 꿈은 거의 통하는 구성이 없어서 무리일거 같지 말이죠 ㅋ
Commented by TYPESUN at 2012/01/09 00:45
에일리언 만든 H.R.기거란 사람도 자기 꿈속에 나온걸 바탕으로 만들었다고하던데

어떻게든 모아놨다가 구성이 맞는것 끼리 옴니버스식으로 짜보시는것도 괜찮을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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