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꿈을 꿨어요.

 ...자다깨니 눈물 범벅이였다는 건 정말 오랜만인 시츄네요.

 첫 장면에서의 난.. 어렸다. 얼추 7살 내지 10살 정도의 어린 남자아이. 어머니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과 함께 들판에서 뛰놀며 함껏 웃고 있었다. 초록들판. 그리고 그 사이사이 피어나 있는 꽃들, 하늘하늘 불어오는 봄 바람. 아아 모든 것이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풍경들.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엄마도 보이지 않자 주위를 둘러보며 불안해 하고 있는데 문득 자신의 옆에 한 장발의 여자아이가 서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나이는 대충.. 12~15살 정도 아니 청소년 정도라고 하면 적당할 그 체격.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나의 손을 잡곤 '너희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데려다 줄께' 라며 조용히 날 이끌었다. 그 뒤 난 그 녀 덕에 어머니와 다시 만날 수 있었고, 난 그녀를 어머니에게 소개시켜주었다. 어머니는 웃음으로 감사를 표하면서 자리를 함께하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그녀는 조금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같이 자리를 함께 하였고 그녀는 어머니 옆에 앉아 내가 뛰노는 모습을 보며 즐겁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잠깐 뒤돌아 본 어머니의 인상이 왜이리 수척하고 어두워진걸까.

 시간이 흐른건지 장면은 바뀌어 나는 학생이 되었다. 대충 봐도 중학생내지 고등학생정도. 학교를 땡떙이 친건지 아니면 소풍을 나온 건지 모르겠지만 난 아파트 단지를 배회하고 있었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아파트 단지에 구석진 공원. 워낙 구석에 있는 곳이라 사람의 발걸음이 별로 없어 벤치 사이로 뻗어나온 잡초가 무성하기 그지 없지만 난 맘에 들은 듯 하다. 공원에 들어서기 위해 머리에 맡닿은 나무를 피하려 고개를 숙이자 그 너머로 한 남자아이가 보였다. 같은 교복을 입은 그 아이는 내 등장이 놀라웠는지 잠깐동안 서로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시츄가 좀 어색했던걸까 난 나무가지를 보게 되었는데 그 끝에는 달팽기가 짝을 이루어 슬금슬금 기어가는 걸 발견하게 되어 탄성을 지르자 남자아이도 호기심이 말동한 건지 내 옆으로 다가와 같이 달팽이를 보며  함께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편안하게 웃는 전의 그 여자아이는 내 옆을 지키며 바라보고 있었다.

 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걸까. 어딘가의 카센터인지 아니면 레이싱카를 수리하는 곳인지 그것도 아니면 어디 파병나온 건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다만 하나 알 수 있는 건 내가 최하위 계급 내지 이 무리에 섞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유일한 친구라고 한다면 어린 강아지 정도랄까. 잠깐 일이 생겨 누군가에게 맡겨야 할 상황인데 도저히 맡길만한 사람이 보이지 않아 진땀을 빼던 중 할 수 없이 그나마 얼굴을 알고 있는 한 남자에게 이를 부탁했다. 그는 흔쾌히 받아주곤 할 일이 있다면서 사라졌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발견한 그는 남정내가 얼추 8~10명 정도가 차고로 보면 딱 좋을 듯한 사이즈의 방에서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담배를 피워 천장에 걸린 라이트가 담배연기에 가려 마치 안개라도 생긴 듯양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아지는 그들의 공이라도 되는 마냥 이리저리 던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난 격분하게 되고 이를 뺏아 자리를 벗어나는데.. 녀석은 아무 말도 없었다. 짖지도, 바라보지도 않고 그저 품에 안겨 있을 뿐. ..살아있는건지 죽어있는건지 나는 모르겠다.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멍하니 걸어갈 뿐.

 ...배경은 바뀌어 대학생의 필이 절절한 한 청년이 된 난 어딘지 모를 거리를 헤메고 있었다. 등교길인지 아니면 정말로 길을 잃은 건지.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건 걷는 것 뿐, 난 걷고 또 걷다 문득 뭔가를 깨닫게 되었다. '나와 친하게 지내는 자들은 어딘가로 떠나가버려.' 라고. 그 사실을 알게 되자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고 그저 손으로 입을 막아 소리없이 울고 만 있었다. 소리없이 울면서도 난.. 걷고 있었다.
 겨우겨우 울음을 멈추고 난 뒤 도착한 곳은 옛 풍경이 남아있는 좁디 좁은 가계. 학생들이 많이 찾는 듯한데 나이가 많은 녀석들이 들락날락 거리는 지라 이 가계는 더 비좁기 그지 없다. 게다가 계산대도 좁아서 자주 남의 물건과 겹치는데 이번에도 내 가방 위에 누군가가 종이더미를 올려놓는 바람에 어찌할 까 생각하다가 그냥 가방만 빼 가기로 결정. 빼다가 종이를 몇장 흩날리게 되는데 그 종이 더미의 주인으로 보이는.. 뒷 머리에 비녀만 넣으면 딱이다 싶을 그런 머리를 한 삐딱한 여성이 툴툴거리며 '누가 이렇게 해놓으래?' 라 말하자 '그럼 내 가방 위에 올리지를 말던가.' 라 답변하고 가계에서 벗어났다. 가계아주머니는 난감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지만.. 이 때의 나는 그다지 좋은 기분이 아니다. 
 그리고 난 또 다시 걷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어딘가 목적지가 정해진 듯 한데.. 길을 또 잃은 듯하다. 헤메다 헤메다 어느 백화점 뒷문으로 보이는 곳에 들어서게 되는데 여기서 잠시 옷 정리 내지 머리 정리 좀 하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선다. 여기서 바라본 내 모습은 의외였달까. 머리가 듬성하게 자라 온 머리를 뒤감고 있어 왼 눈만이 바깥을 바라 볼 수 있는 그런 형태의 머리. 누가 보면 오른 눈에 상처가 있어 가린 줄 알 정도로 엄청나게 늘어진 머리를 보고는 장난끼가 발동해 잠깐을 그리 바라보며 장난을 치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가기 위해 다시금 밖으로 나간다.. 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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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란 존재의 경우.. 처음 보고 느낀 필이 '이 사람은 죽는다.' 라는 걸 느낄 수 있었고, 인상이 이미 수척하기 그지 없는 어딘가의 투병환자와 겹칠정도로 안쓰럽게 버티지만 아이를 위해 힘쓰는 그런 여성이였고, 구석진 공원의 경우.. 또래 학생보다는 달팽이가 더 인상적이였다고 할까. 한 가지 마다 한 쌍씩, 총 8마리가 있었다는 건 보기 드문 그런 시츄니.. 이어 그 남정내만 바글바글한 장면에서.. 그 강아지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가 없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으니.
 마지막으로 길거리에서 혼자 소리죽여 흐느끼는 장면은.. 왠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감정이 북받쳐 올라서.. 주체할 수 없었달까 참으려 애썼지만 결국 꽤 오랬동안 울었다..라는 것. 의아한건 어째선지 숨어서 울지 않고 제 갈길 걸으면서 울고 있었다는 점. 대체 왜 이랬을까나.. 그리고 화장실에서의 내 모습에 조금 놀랐다는 건 넘어가자[..]

by 세오린 | 2009/06/05 12:00 | 꿈◀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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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콜드 at 2009/06/05 12:26
뭐야 이거?! 몰라!! 무서워!!
Commented by 세오린 at 2009/06/05 17:32
꾸, 꿈입니다!!
Commented by 반쪽달 at 2009/06/05 15:10
으아..; 엄청나게 실감나는 꿈을 꾸셨군요;;
Commented by 세오린 at 2009/06/05 17:32
으음.. 주인공이 바뀌지 않고 이렇게 성장해 나가는 꿈은 처음이에요;
Commented by 클루 at 2009/06/05 22:58
와 ;; 소설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드문 꿈일덧 ;;
Commented by 세오린 at 2009/06/05 23:30
으음.. 요즘들어 꿈꾸는 정도가 줄어들었지만.. 이런 내용은 처음일지도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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